이번 주 화요일이 되면 봉쇄령에 집에 머문 지 정확히 4주가 된다.
약 10일 전 2주만에 처음으로 집 밖으로 외출을 했다. 2주 동안 차고에 갇혀있던 차에 시동도 걸어줄 겸 장을 보러 집 근처에 있는 슈퍼에 갔는데 내가 알던 세상과는 전혀 다른 세상이 펼쳐지고 있었다.
뉴질랜드에서는 현재 한 *버블 당 한 명만 장보러 마트에 들어갈 수 있기 때문에 둘이서 함께 마트에 갔다고 해도 한 명은 차에서 기다려야 한다. 한 달 전 사람들이 패닉 왔을 때처럼 마트가 텅텅 비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냉동식품이나 밀가루 같은 품목은 수량이 많이 남아있지 않았고 위의 품목들에는 구매할 수 있는 수량이 정해져 있었다.
*봉쇄령 기간 동안 같이 생활하는 사람들 = 하나의 버블에 있다. 꼭 같이 사는 사람들끼리만 있어야할 필요는 없고 혼자 사는 친구가 봉쇄령 기간동안 우리 집에 지낸다면, 우리 둘과 친구가 한 버블에 있다고 생각하면 되겠다. 월요일에 레벨 3가 발표되고 봉쇄령이 실제로 시행된 건 그 주 목요일이었기 때문에 그 사이에 사람들이 한 달 동안 지낼 곳으로 이동할 수 있는 시간이 있었다. 하지만 봉쇄령이 시행된 이후로는 지낼 곳을 움직이는 건 법적으로 위반되는 일입니다.
2m씩 간격을 두고 도보에 표시를 해놔서 그 간격을 유지하면서 기다리면 된다. 간격이 넓기 때문에 줄이 길어 보이는데 실제로 10분 정도 기다리고 마트에 들어갈 수 있었다. 마트 앞에는 직원 혹은 보안 경호원이 마트에서 한 명이 나오면 한 명을 들여보내는 방식으로 마트 안에 있는 사람의 인원수를 조절하고 있다. 또, 내 입장 순서가 되기 전에 직원에게 카트가 필요하다고 하면, 그 자리에서 바로 손잡이 부분을 소독해서 나에게 밀어준다. (직원과 나 사이에도 2m 거리가 있어야 하기에)
잠시 약국에 들렸는데, 현금은 일체 받지 않고 위와 같이 약국 입구를 아예 막아서 밖에 나와있는 직원에게 방문 이유를 말해야 했다. 약을 찾으러 갔기 때문에 직원에게 이름을 말하면 직원이 사는 곳 주소를 확인한 뒤 이미 도착해 있던 약을 테이블 위에 두고 한 발자국 뒤로 물러난다. 그럼 테이블 위에 있는 카드리더기로 계산을 한 후에 약을 픽업해서 가는 방식이었다. 물건을 사기 위해 방문했다고 하면 직원이 약국 안에 들어가 상품을 가져다가 테이블 위에 두면 손님이 거기서 고르고 계산하기도 했다.
고작 2주 집에 있었을 뿐인데 세상이 완전히 변해있었다. 오늘 기자회견에서 다시는 코로나 19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총리의 말에 또 한 번 뼈저리게 느꼈다. 이제는 전혀 다른 세상을 살게 되겠구나,라고.
내일 정부에서 봉쇄령을 언제까지 할지 결정한다고 한다. 처음 발표대로라면 다가오는 수요일 23일 자정까지였는데 현재 상황을 고려해서 내일 오후 4시에 발표한다고 한다.
다른 나라와 비교했을 때 뉴질랜드는 빠른 봉쇄령을 시행함으로써 확진자 수도 훨씬 적고, 사망자도 아직 많이 나오지 않았다. 그 말은 봉쇄령이 코로나를 대응하는데 실제로 효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것이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2주 더 연장해서 이왕이면 좀 더 안전한 환경에서 모두가 일상으로 돌아가는 게 좋지 않을까 싶다.
물론 일 안 하고 돈 받고 있으니 좀 더 이 생활을 유지하고 싶은 마음이 더 크긴 하다.
2020/04/21 - [All about myself/일상] - 4월 21일 현재 뉴질랜드 상황은, 뉴질랜드 코로나 확진자, 뉴질랜드 코로나19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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