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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in New Zealand/이런저런 일상

3월 28일 현재 뉴질랜드 상황은, 뉴질랜드 코로나 확진자, 뉴질랜드 코로나19 현황

by Luna Kim 2020. 3. 28.

 

집 안에서 칩거 중인 5일째. 월요일을 퇴근을 마친 후 집에 온 뒤, 집 바로 앞에 있는 운동장에 뛰러 가는 걸 제외하고는 집 밖 출입을 한 적이 없다. 사실 영화, 드라마, 유튜브를 보거나 책을 읽다 보면 하루가 금방 지나가기에 아직 엄청 갑갑하다거나 크게 불편함을 느끼고 있지는 않다.

 

 오늘 친구에게 들은 바로는 해변에 사람이 엄청 많았다던데 전국 봉쇄령이 떨어진 마당에 굳이 해변에 놀러 가는 사람들이 이해가 되진 않는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처음 발병했을 때 나 역시, '뭐 아직 젊은데 내가 코로나 때문에 죽기야 하겠어?'라고 생각했었다. 이후 뉴스나 기사를 통해 내가 전달매체가 되어서 면역력이 나쁜 사람에게 옮겨갈 수도 있고 한 번 걸리고 나면 몸이 예전과 같지 않다는 등의 내용을 들으면서 경각심이 생겼다. 정부의 방침대로 손을 자주, 제대로 씻고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는 입을 가리는 등 내가 할 수 있는 한에서 바이러스에 걸리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그리고 지금 현재 뉴질랜드 거주민으로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앞의 권고사항과 더불어 최대한 외출을 하지 않는 것이다. 나뿐만이 아니라 지금 이 섬에 살고 있는 모든 사람들을 위해. 그리고 다른 사람들 역시 같은 책임감을 가지고 제발 정부 말을 듣고 집에 좀 계셨으면 좋겠다.

 

 오늘은 마스크에 대한 얘기를 해볼까한다. 남자 친구의 말에 따르자면 키위로서 '마스크를 써야겠다.'라고 생각해본 적이 단 한 번도 없다고 한다. 적어도 뉴질랜드에서 마스크에 대한 인식은 주로 아시아나 공기가 안 좋은 나라들에서 쓰는 물건이라고 생각하기에 대부분의 뉴질랜드 사람들은 마스크의 필요성을 느껴본 적도, 구매를 어디서 하는지 생각해 본 적도 없다고 한다. 물론, 톱질을 하는 등 직업적으로 마스크가 필요한 분들을 제외한 일반적인 인식이다.

처음 코로나 바이러스로 한국에서 마스크 대란이 일어났을 때도 키위들은 의아해했으며 전국 봉쇄령이라는 국가에서 '긴급' 행동강령을 내린 지금까지도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사람을 찾아보기 힘들다. 

 

봉쇄령이 내려지기 10일 전쯤, 가족들과 친구들의 조언으로 혹시나 해서 약국에 마스크를 사러 갔는데 약사님께서 마스크는 이미 매진이고 어딜 가도 찾기 힘들 거라고 했다. 또, 마스크는 감염자가 병을 퍼뜨리지 않기 위해 사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감염자가 아닌 이상 쓸 필요가 없다고 한다. 무증상 감염자도 많다고 하는데 혹시 내가 매개체가 되어 바이러스를 퍼뜨리고 다닐지 어떻게 아느냔 말이다! 어쨌든 그날은 마스크를 구할 수 없었고 그저께가 돼서야 남자 친구가 일하는 곳에서 마스크를 공급해줘서 겨우 두 개를 구했다. 마스크는 매진인데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사람들을 잘 찾아볼 수가 없는 아이러니라니..

 

 앞선 포스팅에서 언급했듯이 코로나 바이러스가 퍼지기 시작했을 때 마트에 가장 먼저 떨어진 물품은 손세정제다. 거의 두 달째 마트에서 찾아볼 수가 없는데 최근 들어 마트에 다시 진열되고 있다고 한다. 그다음은 파스타, 쌀, 캔에 든 식재료, 밀크 파우더 (물을 넣으면 우유가 되는 가루라고 한다), 밀가루, 빵! 등이 있다. 도대체 오래 보관도 안 되는 빵을 왜 그렇게 구입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저번 주까지만 해도 마트에 갔는데 빵 코너가 아예 비어있었다는 글들을 인터넷에서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현재는 많은 마트에서 수요량이 많은 물품들은 인당 살 수 있는 수량을 제한해 사재기 현상을 가라앉히고 있다.

 

 뉴질랜드는 이웃국가인 호주나 난리가 난 미국, 유럽만큼 사재기 현상이나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피해 자체가 심각하지는 않다. 그래도 인구 자체가 워낙 적은 나라이다 보니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피해를 최소화하려 노력하고 있는 게 느껴진다. 

 

 

필자가 실제로 받은 강력한 알람과 함께 온 재난 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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