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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in New Zealand/이런저런 일상

3월 26일 현재 뉴질랜드 상황은, 뉴질랜드 코로나 확진자, 뉴질랜드 코로나19 현황

by Luna Kim 2020. 3. 26.

 코로나 바이러스로 한국이 떠들썩할 때도 유럽, 미국, 호주 등 어느 나라와 같이 뉴질랜드도 옆집 불구경하듯 뉴스로만 접했었다. 그러다 옆 나라 호주에서 슬슬 코로나 확진 환자가 나오기 시작하더니 이번 달 초부터 뉴질랜드에서 확진자가 나오기 시작했다. 한 달 전쯤부터 대형마트에서 손세정제는 이미 품절이었고 이젠 핸드워시를 찾기가 어려워졌다. 적어도 내가 사는 동네에서는 화장지 대란은 미국이나 호주만큼 격하게 일어나진 않았다. 

 

 뉴질랜드에서도 나름 큰 동네 근교에 있는 카페에서 일하는 내가 코로나 바이러스의 심각성을 느끼기 시작한건 겨우 일주일이 지났다. 저번 주 월요일, 16일까지만 하더라도 카페엔 평소와 다름없이 손님이 많아 하루가 빠르게 지나갔었다. 변화를 감지하기 시작한 건 화요일.

하루 만에 손님이 곤두박질쳤다. 조용해도 너무 조용해진 카페가 낯선 하루하루가 이어졌다. 조금씩 확진자가 늘어가자 호주에 이어 19일 자정을 기준으로 뉴질랜드 시민권자와 영주권자를 제외한 사람들의 입국을 금지했다.

20일에 대형마트에 가자 오래 보관이 가능한 아몬드우유, 두유 등을 비롯하여 파스타, 쌀, 냉동보관 식품은 거의 비어있거나 겨우 한두 개 남아있었다. 다행히 그 전주에 사둔 핸드워시나 화장지가 집에 있어서 큰 걱정을 덜었지만 그래도 비어 가는 선반을 보자 '나도 혹시 모르니 더 사놓을까'하는 마음이 든 건 사실이었다. 

 

 21일 오후 뉴질랜드 총리, Jacinda Ardern가 코로나 바이러스관련 공식 발표를 했다.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응하는 총 4단계로 나눠진 행동강령을 설명했다. 토요일 당시 뉴질랜드는 2단계에 해당했고 그에 따라 70세 이상의 분들은 외출을 자제하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시하는 등의 방안을 제시했었다.

 

https://covid19.govt.nz/?gclid=Cj0KCQjwpfHzBRCiARIsAHHzyZpySyJAdokye6DCqvld8aBNquXfYy1217zOyr4pbyygpw8CKILU6NsaAtPzEALw_wcB

https://www.nzherald.co.nz/nz/news/article.cfm?c_id=1&objectid=12318673

 

Coronavirus: PM Jacinda Ardern outlines NZ's new alert system, over-70s should stay at home

PM Jacinda Ardern announces a four-stage alert system as NZ unites against coronavirus.

www.nzherald.co.nz

 총리의 발표가 있던 다음 날인 일요일엔 카페에 사람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그래도 일요일까지는 확진자수가 매일 10명 대를 유지했었는데 마침내 월요일, 하루 만에 확진자수가 36명으로 늘었다. 그리고 오후 1시 40분경 총리의 긴급 기자회견이 열렸다. 

그 내용은 기자회견이 열리는 시점부터 행동강령을 3단계로 올리고 그 시간으로부터 48시간 후인 3월 25일 11:59부터 행동강령을 4단계로 올려 4주간 전국을 봉쇄한다는 것이었다. 또한 총리는 기자회견이 열리는 그 시간부터 모든 레스토랑, 카페, 바 등 영업을 정지하길 권고했다.

쉬는 날이었던 매니저의 연락과 함께 나와 동료들은 카페에 있던 손님들에게 상황 설명을 하고 그 즉시 카페를 닫았다. 생각지도 못한 4주간 영업정지로 보관이 힘든 음식들을 처리하고 집으로 왔다. 너무 급박하게 일어난 상황이라 당황했지만 매니저의 말에 따르면 정부에서 주는 보조금을 지원받을 수 있을 것 같다고 한다.

 

https://www.nzherald.co.nz/nz/news/article.cfm?c_id=1&objectid=12319029

 

Covid 19 coronavirus alert 3: New Zealand to move to alert 4 lockdown for next four weeks - Jacinda Ardern says schools closed,

The Government will put NZ in nationwide lockdown to try stop the spread of coronavirus.

www.nzherald.co.nz

 23일 월요일, 퇴근 후 집에 온 이후부터 현재 26일까지 (아마 앞으로 한달 더) 집과 집 바로 앞에 위치한 운동장을 제외하고 밖에 나가지 않았다. 남자 친구 말에 따르면 약국과 슈퍼마켓 앞에 줄이 길게 늘어져 있으며 슈퍼마켓 앞에는 직원이 인원수를 확인해 100명(지점마다 기준이 다를 수 있다) 이상 매장 안에 있지 않도록 행동 강령을 지킨다고 했다.

줄에 서있는 사람과 사람 사이엔 1.5m~2m 정도의 거리가 있고, 슈퍼마켓 앞에는 카트 손잡이 부분을 닦을 수 있는 물티슈가 배치되어 있다고 한다. 봉쇄령이 시작되는 전날, 할아버지 대신 약을 찾으러 약국에 갔는데 약국 앞에 있던 직원이 당일 처방된 약만 2000건이었다고 하니 상황이 급박하게 흘러가는 만큼 사람들도 패닉에 빠진 게 놀랍지도 않았다.

 

 26일 오늘 정부 발표에 따르면 하루 사이 새로운 확진자가 73명으로 늘어나 총 262명이 되었다.

빠르게 늘어나는 확진자와 더불어 당장 행동강령 4단계를 실행해야 한다는 올려야한다는 의료진, 교육전문가 등 여러 단체의 의견에 귀기울인 정부의 신속한 결정에 뉴질랜드 최초로 전국 봉쇄령이 오늘부터 시작되었다. 슈퍼마켓, 병원, 약국, 주유소 등 정부에서 지정한 필수적인 분야의 영업장을 제외하고 모든 가게가 문을 닫았다. 또한, 위의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을 제외한 모든 국민은 집안에서 자가격리를 해야 하며 슈퍼마켓, 병원, 약국 등의 방문을 제외하고는 외출을 자제해야 한다. 산책이나 외부 운동을 할 수는 있지만 다른 사람과의 반드시 일정한 거리를 두어야 한다.

 

 아직까진 뉴질랜드에서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사망자가 나오지 않았고, 완치자가 늘어나는 걸 보면 다른 나라에 비해 상황이 심각하진 않다. 매일 정오에 정부에서는 기자회견을 통해 코로나 바이러스 진행 상황을 알려주고 있는데, 한국의 대응 방식을 참고해 전략을 세우고 있다고 언급할 때마다 한국에 대한 자부심이 가득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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