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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in New Zealand/뉴질랜드 정보

뉴질랜드 초기 정착하기 6 - 뉴질랜드 생활의 장단점 (3년 6개월 차가 느끼는 지극히 주관적인 견해)

by Kimmie.nz 2020. 6. 28.

뉴질랜드 초기 정착하기의 마지막 이야기로 뉴질랜드 생활의 장단점을 적어보려고 한다.

 

1년 동안 워홀 생활만을 계획하고 왔었기에 1년 차 때 느끼는 부분과 2,3년 차 때 마음가짐이 달랐고, 남자 친구를 만나기 전과 후의 차이도 굉장히 크다.

 

2년 6개월간 일하면서 워크 비자를 지원받았던 레스토랑은 워홀 비자로 머무는 백패커들이 많이 일하는 곳이었다. 그래서 영국, 독일, 프랑스 등의 유럽 국가나 남아메리카에서 온 친구들과 많이 어울렸었다. 남자 친구를 만난 뒤 남자 친구 친구들과 어울리는 일이 잦아지면서 뉴질랜드의 문화를 직접 경험하게 되었다.

우리나라로 따지면 학교에서 유학생들끼리 놀다가 한국인만 있는 동아리에 들어가게 되면서 한국문화를 접하게 되었다고 비유할 수 있다. 또한, 연휴나 가족행사때 남자 친구네 집에 방문하다 보니 뉴질랜드 가정에 대해 엿볼 수 있는 기회가 자주 있었다.

 

New Zealand

 

앞으로 다룰 내용들은 주관적인 견해이므로 뉴질랜드의 모든 사람을 일반화시켜 말하는 게 절대 아님을 미리 밝힌다.

한국인인 내가 3년간 뉴질랜드에서 살면서 직접 만난 사람들과 여러 가지 경험들에 대한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임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

 

뉴질랜드 사람들은 대체적으로 여유롭다. 영어로는 Chilled 하다고 표현하고 싶다. 급하게 서두르는 법이 없고 느긋하고 너그러운 편이다.

대표적으로 뉴질랜드 영어에서도 알 수 있다. 영어도 사용하는 국가나 지역마다 차이가 굉장히 큰데, 뉴질랜드의 영어 표현은 격식을 덜 차리는 편이다.

뉴질랜드 총리의 연설에는 다른 영어권 국가의 수장이 하는 공식적인 자리에서 나오지 않을 법한 단어나 표현들이 자주 등장한다고 한다.

뉴질랜드 내에서 총리 Jacinda Ardern를 부르는 대표적인 별명은 Auntie Jacinda이다. 우리나라로 따지면 문재인 대통령님을 삼촌으로 부르는 식의 굉장히 친근한 별명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이건 Jacinda의 정치적 접근방법이 친근해서기도 하지만 이런 별명 자체로도 뉴질랜드 사람들의 친근하고 가족적인 특징을 잘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뉴질랜드의 영어 역시 영국 영어의 계열이다 보니 직설적이거나 직접적으로 표현하는 것은 굉장히 무례하다고 여겨진다. 특히 부정적인 대답이나 표현은 최대한 돌려서 표현하는 데 특히 뉴질랜드 영어는 그 정도가 심하다.

 

예를 들어, 내가 일하던 레스토랑에서 테이블을 치우면서 "How's everything?" 하고 물었는데 손님이 "It was average."라고 대답했다. 뉘앙스나 분위기를 통해 긍정적이지 않다는 건 바로 알아챘지만 그날 저녁에 남자 친구와 대화를 하니, 키위 영어에서 Average는 정말 정~말 나빴던 것이라고 한다. 

 

 

 

뉴질랜드는 아직도 겨울에 벽난로를 뗀다.

겨울마다 페이스북 커뮤니티에 장작을 판매 혹은 구매하는 글을 자주 볼 수 있다. 시티의 경우 히터를 많이 쓰지만 외곽으로 갈수록 벽난로를 많이 사용한다.

실제로 친구가 작년에 집을 새로 지었는데 벽난로를 설치했다. 뉴질랜드 사람들에게는 히터와 벽난로가 개인의 취향 차이, 선택사항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보일러의 나라, 한국에서 태어나고 자란 나는 뉴질랜드에 왔을 때 벽난로를 사용할 줄 몰랐다. 연애 초 남자 친구가 일하다가 쉬는 시간에 집에 뛰어와서 장작을 때고 불을 펴주고 간 적이 있었다. 이 날 남자 친구의 동료들은 내가 벽난로를 사용할 줄 모른다는 것에 매우 놀랐고, 지구 반대편 나의 친구들은 장작을 패서 불을 피는 나라가 아직도 존재한다는 것에 놀랬다. 사족으로 이제 불 떼는 것은 물론 장작을 패서 불쏘시개(Kindling)를 만들 수 있으니 엄청난 발전이다. 

 

뉴질랜드는 물가가 비싸다. (물가에 대해서는 다른 포스팅을 통해 자세히 다룰 것이다.) 

호주를 제외하고 다른 나라들과 떨어져 있다 보니 수입품의 가격이 비싸다. 해외배송의 경우 배송비가 높고 시간이 오래 걸리는 건 말할 것도 없다. 특히 자동차는 일본 브랜드가 많고 중고차 시장이 매우 크다. 올 초에 구입한 내 차는 2004년도에 제조되었음에도 시장에서 꽤나 높은 가격에 측정되어 있으니 새 차의 가격은 말할 것도 없다.

게다가 뉴질랜드에서 제조하는 것은 주로 수출용으로 만들기 때문에 오히려 수출국가보다 내수시장에서 가격이 높게 측정된다. 

 

물가뿐 아니라 인건비도 매우 비싸다. 인건비가 높다 보니 웬만한 일은 스스로 해결하는 문화가 있다.

예를 들어 완제품을 사기보다는 DIY 제품이나 적합한 나무를 사다가 만든다던지, 세탁기나 식기세척기를 직접 설치하는 등 전문가를 부르기 전에 스스로 하려는 문화 자체가 강하다.

문제 해결은 바로 전문가에게 맡기는 환경에서 자란 나에게는 적응이 필요한 부분이었다. 

 

 

뉴질랜드 사람들은 남의 눈을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

외모에 대한 지적을 한다는 건 엄청난 실례고, 무례이며 남에게 피해가 가지 않는 이상 옷이나 신발 착용에 대한 부담은 크게 없다. 물론 직업적인 성향이나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우리나라와 비교하면 하늘과 땅 차이다. 그래서 봄이나 가을에는 샌들과 반팔, 반바지를 입은 사람과 패딩을 입고 다니는 사람을 한 번에 보는 경우도 흔한다. 

 

 

 

뉴질랜드는 의외로 보수적이다.

여자에 대한 선입견보다는 남자는 남자다워야한다는 마초적인 분위기가 아직도 많이 남아있다.

오클랜드나 웰링턴 같은 큰 도시는 덜한데 외곽지역에서는 남자가 분홍색 계열의 옷을 입는 게 아직도 흔하지 않은 일이라고 한다. 마초적인 문화가 강하다 보니 남자들끼리 장난칠 때 겁쟁이라던지 '네가 여자냐?'라는 식의 놀림을 아직도 흔하게 들을 수 있다. 

 

이런 문화에 반해 2013년 세계에서 15번째로 동성 결혼을 합법화한 나라다. 트랜스젠더나 동성연애에 대한 인식이 크게 부정적이지 않고 이성연애처럼 받아들여지는 분위기이다. 특히 이 부분은 전반적으로 한국과 비교했을 때 느낀 점이고, 위에도 언급했듯 아직 보수적이기 때문에 시골이나 외곽지역에서는 다를 수도 있음을 강조하고 싶다.

 

뉴질랜드는 공식적인 종교가 없지만 영국의 영향을 받았기 때문에 천주교/기독교와 관련된 문화나 관례들이 남아있다. 뉴질랜드의 가장 큰 연휴는 크리스마스와 부활절이며 큰 도시들은 대부분 성당(Cathedral)이 중심지에 위치한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 보다도 늦은 올해 2020년이 돼서야 낙태가 합법화되었다.

현재 뉴질랜드 인구의 가장 많은 사람은 무교라고 하지만 아직도 크리스천의 문화가 사회 전반에 깔려있음을 알 수 있다.

 

자연이 아름답기로 유명한 뉴질랜드답게 키위들은 자연보호에 대한 의식이 굉장히 높다.

자연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도로를 건설했기 때문에 도로에 커브가 많고 도로 폭이 좁아 운전하기가 쉽지 않다.

길거리에 쓰레기 버리를 버리면 최소 100불에서 400불의 벌금을 내야 한다. 세계 자연유산인 국립공원도 많이 있는데, 몇몇 국립공원의 산책로에는 쓰레기통이 없는 경우가 많아 본인이 들고 간 쓰레기는 본인이 다 들고 내려와야 한다는 걸 명심하도록 하자.

뉴질랜드 사람들은 본인 나라에 대한 자부심과 자연을 지켜야 한다는 의식이 굉장히 높다. 그리고 이러한 문화를 지키기 위한 노력들이 몸소 느껴진다.

 

이와 연간된 뉴질랜드의 큰 특징 중 하나는 맨발(Barefoot) 문화이다. 뉴질랜드에서는 대도시의 바나 펍이 많은 거리를 제외하고는 맨발로 다니는 사람을 흔하게 볼 수 있다.

슈퍼마켓에서도 맨발로 장보는 사람도 많고, 학교 운동장에서도 맨발로 뛰어노는 아이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이렇게 아이들이 맨발로 거리를 걸어 다녀도 유리조각이나 쓰레기를 밟을까 봐 걱정하지 않아도 될 만큼 깨끗하고 안전하게 유지되는 게 대단하고 배우고 싶은 문화라고 생각한다. 

 

뉴질랜드 사람들은 사회 시스템에 대한 신뢰도가 높다.

이번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레벨 4, 봉쇄령 기간 동안 힘든 상황이었음에도 많은 사람들이 정부에서 보내준 지침을 잘 따랐기 때문에 세계 최초로 코로나 종식 선언을 할 수 있었다.

키위들은 스스로 규칙을 잘 따르기도 하고, 남이 규칙을 어겼을 때는 경찰에 연락하는 걸 당연하게 생각한다.

 

특히 관광객들이 가장 많은 문제를 겪는 게 교통 문제이다. 속도위반을 하다 경찰에게 걸렸다는 글은 수도 없이 봤고, 주차를 반대 방향으로 했는데 누가 신고해서 딱지를 떼였다는 글도 많이 봤다.

교통 문제뿐 아니라 모든 부분에서 당장 경찰이 안 보인다고 해서 안심하지 말고 뉴질랜드에 왔으면 뉴질랜드의 법을 따르도록 하자. (당연히 한국에서도 마찬가지인 얘기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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