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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in New Zealand/이런저런 일상24

뉴질랜드, 고양이의 외출에 대하여 루나를 데려오고 난 이후에 내 생활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 한 생명을 책임진다는 건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큰 책임감을 필요로 했다. 갑자기 긴 여행을 간다던지 계획 없이 밤늦게 귀가한다던지.. 그런 일들이 불가능해졌다. 지금은 큰 사료통에 건식사료를 담아 루나가 원할 때면 언제든 와서 먹을 수 있다. 그 전에는 아침저녁으로 루나의 먹이 그릇에 채워줬기 때문에 계획 없이 늦게 들어오면 배고픈 루나가 슬픈 얼굴로 우는 걸 봐야 했다. 몰려오는 죄책감으로 간식도 주고 하지만 그 미안함은 계속 남는다. 뉴질랜드에서는 당연한 문화이지만 대한민국에서 태어나고 자란 나에게는 고양이의 외출을 받아들이는 데까지 심리적으로 시간이 오래 걸렸다. 남자 친구를 비롯해 주변 친구들의 설득으로 루나가 백신을 다 맞은 이후 약.. 2020. 4. 22.
4월 21일 현재 뉴질랜드 상황은, 뉴질랜드 코로나 확진자, 뉴질랜드 코로나19 현황 어제 4시, 뉴질랜드 정부에서는 다음주 27일 자정까지 레벨 4 (Lockdown, 전국 봉쇄령) 단계를 유지하고 28일부터 2주간 레벨 3으로 코로나 대응 단계를 하향 조정한다고 발표했다. 정부 발표에 따르면 레벨3 역시 자택 근무나 온라인 교육 등 집에서의 생활을 권장한다. 하지만 제조업이나 사무 업 등 사람들 간 접촉이 불필요한 직종에 한해 회사 운영을 다시 시작할 수 있으며 그에 따라 회사로 출근해야 하는 부모들을 위해 어린이집, 보육기관 등의 교육기관 또한 운영될 예정이다. 레벨 4의 상황을 유지하며 제한적으로 경제활동을 허가하는 단계로 이해하면 되겠다. 여전히 불필요한 외출은 자제해야 하고 카페, 레스토랑, 바 등은 가게를 열 수 없다. 2주 동안의 상황을 본 이후 5월 11일 정부에서 이후 .. 2020. 4. 21.
4월 19일 현재 뉴질랜드 상황은, 뉴질랜드 코로나 확진자, 뉴질랜드 코로나19 현황 이번 주 화요일이 되면 봉쇄령에 집에 머문 지 정확히 4주가 된다. 약 10일 전 2주만에 처음으로 집 밖으로 외출을 했다. 2주 동안 차고에 갇혀있던 차에 시동도 걸어줄 겸 장을 보러 집 근처에 있는 슈퍼에 갔는데 내가 알던 세상과는 전혀 다른 세상이 펼쳐지고 있었다. 뉴질랜드에서는 현재 한 *버블 당 한 명만 장보러 마트에 들어갈 수 있기 때문에 둘이서 함께 마트에 갔다고 해도 한 명은 차에서 기다려야 한다. 한 달 전 사람들이 패닉 왔을 때처럼 마트가 텅텅 비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냉동식품이나 밀가루 같은 품목은 수량이 많이 남아있지 않았고 위의 품목들에는 구매할 수 있는 수량이 정해져 있었다. *봉쇄령 기간 동안 같이 생활하는 사람들 = 하나의 버블에 있다. 꼭 같이 사는 사람들끼리만 있어야할 필요.. 2020. 4. 19.
새끼 고양이, 루나에 대하여 2 (뉴질랜드에서 고양이 키우기) 루나(당시 헤르메스)는 모래 위가 아닌 다른 곳에 배변을 하는 실수는 한 번도 한 적이 없지만 한 달 동안 깔끔하게 배변을 놓지 못하고 본 뒤 자꾸 카펫에 엉덩이를 끌고 다녔다. 데려오던 날 예약해둔 백신접종을 위해 병원에 다시 향했는데 수의사 선생님이 헤르메스 엄마에게서 따라온 기생충이 있어서 그런 것이라고 약을 먹여주셨다. 그리고 그날 밤 대변에 묻어있던 수많은 기생충을 본 충격을 잊을 수가 없다. 우리에게 루나와 함께한 시간 중 가장 큰 하이라이트는 사실 이 첫 병원 방문이었다. 병원에 도착해 직원에게 예약자 헤르메스의 이름을 말하자 간호사가 나와서 한달동안 많이 컸다며 헤르메스를 안고 쓰다듬어 주었다. 직원과 대화 중에 남자 친구 J군이 'Buddy'(남자아이들을 칭하는 호칭)라고 헤르메스를 칭하.. 2020. 4. 7.
새끼 고양이, 루나에 대하여 1 (뉴질랜드에서 고양이 키우기) 2018년 12월 17일, 나와 남자친구 J군은 옆 타운에 위치한 동물병원/보호소에서 새끼고양이를 데려왔다. 나는 어렸을 적 병아리와 햄스터를 키워본 것 말고는 애완동물을 키워본 적이 없기에 항상 고양이를 키우고 싶다는 바람이 컸었고, J군은 어렸을 때 부터 고양이, 강아지를 모두 키워본 경험이 있었다. 애완동물을 키우는 일은 큰 책임감 필요로 하고 일단 데려온 후에는 우리의 생활이 제약되는 부분도 있기에 J군의 꾸준한 반대에 부딪혔었다. 또한 J군은 마지막으로 키웠던 새끼 고양이가 옆집 개에게 물려 묻어줘야했던 아픈 기억이 있기에 더욱 고양이를 데려오는 것에 부정적이었다. 전에 살던 집은 산꼭대기에 위치해 다른 집들과의 거리가 있었다. 집 바로 앞에 언덕이 위치하고 인적이 드물고, 도로와도 거리가 있어.. 2020. 4. 4.
3월 28일 현재 뉴질랜드 상황은, 뉴질랜드 코로나 확진자, 뉴질랜드 코로나19 현황 집 안에서 칩거 중인 5일째. 월요일을 퇴근을 마친 후 집에 온 뒤, 집 바로 앞에 있는 운동장에 뛰러 가는 걸 제외하고는 집 밖 출입을 한 적이 없다. 사실 영화, 드라마, 유튜브를 보거나 책을 읽다 보면 하루가 금방 지나가기에 아직 엄청 갑갑하다거나 크게 불편함을 느끼고 있지는 않다. 오늘 친구에게 들은 바로는 해변에 사람이 엄청 많았다던데 전국 봉쇄령이 떨어진 마당에 굳이 해변에 놀러 가는 사람들이 이해가 되진 않는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처음 발병했을 때 나 역시, '뭐 아직 젊은데 내가 코로나 때문에 죽기야 하겠어?'라고 생각했었다. 이후 뉴스나 기사를 통해 내가 전달매체가 되어서 면역력이 나쁜 사람에게 옮겨갈 수도 있고 한 번 걸리고 나면 몸이 예전과 같지 않다는 등의 내용을 들으면서 경각심이 .. 2020. 3. 28.
3월 26일 현재 뉴질랜드 상황은, 뉴질랜드 코로나 확진자, 뉴질랜드 코로나19 현황 코로나 바이러스로 한국이 떠들썩할 때도 유럽, 미국, 호주 등 어느 나라와 같이 뉴질랜드도 옆집 불구경하듯 뉴스로만 접했었다. 그러다 옆 나라 호주에서 슬슬 코로나 확진 환자가 나오기 시작하더니 이번 달 초부터 뉴질랜드에서 확진자가 나오기 시작했다. 한 달 전쯤부터 대형마트에서 손세정제는 이미 품절이었고 이젠 핸드워시를 찾기가 어려워졌다. 적어도 내가 사는 동네에서는 화장지 대란은 미국이나 호주만큼 격하게 일어나진 않았다. 뉴질랜드에서도 나름 큰 동네 근교에 있는 카페에서 일하는 내가 코로나 바이러스의 심각성을 느끼기 시작한건 겨우 일주일이 지났다. 저번 주 월요일, 16일까지만 하더라도 카페엔 평소와 다름없이 손님이 많아 하루가 빠르게 지나갔었다. 변화를 감지하기 시작한 건 화요일. 하루 만에 손님이 .. 2020. 3.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