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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in New Zealand/이런저런 일상

5월 14일 현재 뉴질랜드는 상황은, 코로나19 검사받기, 코로나 바이러스, 뉴질랜드 코로나 19, 뉴질랜드 코로나 확진자

by Luna Kim 2020. 5. 14.

 

지난 월요일 11일 오후 4시 총리는 그때로부터 48시간이 지난 오늘 14일 목요일부터 뉴질랜드의 코로나 대응 단계를 2단계로 낮춘다고 발표했다.

레벨 2에서는 펍과 바 등의 주류, 유흥업소를 제외한 모든 비즈니스가 오픈되며 사람들의 많이 모이는 소매업과 서비스직 특히 음식점과 카페 등에 대해서는 정부에서 상세한 가이드라인을 내놓았다.

총리는 기자의 질문에 특정 집단의 비지니스의 장사를 허용하거나 불허하는 대신 여러 전문가들과의 회의로 도출한 가이드라인을 만들었고, 여기에 따르는 비즈니스만 장사를 허용하기로 결정했다고 대답했다.

펍, 바, 클럽 등의 주류업소는 21일로 가장 늦게 영업을 허가했는데 비지니스 특성상 거리두기가 잘 이루어지지 않을 수 있는 것을 비롯하여 'South Korea' 우리나라의 이태원 사건을 언급했다. 

 

코로나 19 대응방법에 있어 우리나라는 세계 어느 나라보다 발 빠르고 효율적인 검사 진행과 여러 사람들의 노력으로 잘 이겨내고 있다고 믿었는데 덜떨어진 사람들의 행동으로 그 모든 게 물거품 되고 말았다. 여태 확진자가 한 명도 없었던 부모님이 사는 동네에도 이태원에 다녀온 확진자가 이곳저곳을 다녀서 오늘 하루 동안 여러 차례 문자를 받으셨다고 한다. 제발, 덜떨어진 사람들이 정신 좀 차리고 살았으면 좋겠다. 

 

인터넷에 떠도는 트위터글을 보고 마음이 아팠다.

코로나가 잔인한 이유는 가장 활발하게 움직이는 사람들 때문에 가장 취약한 계층이 아프다는 것. 50-60대가 돌아다녀서 10-20대가 아팠다면 우리 부모님도 돌아다니셨을까?

 

그저께 오후부터 감기몸살에 걸린 건지 진통제를 먹고도 온 몸이 아려서 침대에만 누워있었다. 어제 낮 뉴질랜드의 질병본부센터 격인 Healthline에 전화했다. 상담원과의 통화 후 5분이 채 지나지 않아 의료진이 전화를 했고, 몸살기와 두통, 그리고 심하진 않지만 미열이 있다는 대답에 집 근처에 있는 드라이브 쓰루 검사장에서 검사를 받기를 권유했다. 검사장이 문 닫을 시간이라 오늘 아침에 검사장으로 향했다.

 

레벨 2로 돌아가는 첫날이라 도로가 바쁠 거라는 예상과는 달리 도로는 아직 한산했다.

10시 30분 정도 검사장에 도착하자 간호사님이 인적사항을 물었고 어떤 증상이 있어서 찾아왔냐고 물었다. 나는 감기 증상이 있고 어제 Healthline에 전화했는데 검사를 받아보라고 권유해서 왔다고 대답했다.

뉴질랜드 역시 GP라고 해서 담당해주는 의사가 보통 있는데, 나는 아직 예전에 살던 곳에서 지금 이사온 곳으로 병원 옮기지 않았다. GP가 없다고 하니 간호사분이 당황했고 그럼 등록이 안되어 있냐는 말에 예전에 살던 병원에 등록되어 있다고 하자 정보를 찾아 주었고 혹시 GP 이름이 기억이 나냐고 해서 기억은 안나는 데 그 병원에 의사가 한 명뿐이었다고 말했다. 간호사님은 주차를 하고 전화기를 꼭 들고 있으면 건물 안에서 의사 선생님이 전화를 준다고 알려주었다.

 

주차를 하고 차 안에서 기다린지 10분도 채 안 지났을 때 간호사님이 전화를 주었고 건물 바로 밖에서 기다리자 의사 선생님이 마중을 나왔다. 의사 선생님의 여러 질문에 대답을 하고 나자 의사 선생님은 긴 면봉을 양 쪽 코에 넣었다 뺄 거고 눈물이 나는 경우가 있다며 티슈를 주었다. 기나긴 면봉이 코에 들어갔다 나오는 불편함은 있었지만 생각보다 아프거나 하진 않았고 눈 깜짝할 새에 끝났다. 의사 선생님이 검사결과가 음성일지라도 감기 증상이 다  48시간 후에 일에 돌아가야 한다며 소견서를 작성해주셨다.

 

내가 들어갔던 빌딩은 의료시설이 아니라 안쓰는 건물을 검사장으로 임시를 만들고 4 섹션으로 나눠서 각 의사 선생님 한분 과 간호사님 한 분이 각 섹션에 계셨다. 드라이브쓰루라고 해서 우리나라의 사진처럼 정말 차에서 안내려도 되는 줄 알았는데 그건 아니었나보다.

의사 선생님 이마에 고글 때문에 푹 파지고 빨갛게 올라와있는 걸 보니 마음이 너무 아팠다. 나오기 전에 두 분께 힘든 일 해주셔서 너무 감사하다고 진심으로 말했다. 

 

 

48시간 이내에 문자나 전화로 코로나 검사결과를 알려준다고 하며 뉴질랜드는 레벨 2로 내려갔지만 검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나는 레벨 4로 지내야 한다는 의사 선생님의 친절한 처방으로 지금 집에 콕 박혀있다.

검사 비용은 무료였고, 검사가 양성으로 나와도 보건복지부에서 따로 나에게 연락을 해서 어떻게 해야하는 지 친절히 알려줄 거라며 걱정할 필요 하나도 없다고도 말씀해 주셨다.

 

아무리 생각해도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오랜만에 출근한다고 긴장했다가 풀리면서 감기에 걸린 것 같은데 상황이 상황인 만큼 의사선생님과 Healthline에서 권유하는 사항을 잘 따라야겠다. 원래대로라면 내일부터 출근인데 매니저에게 소견서와 현재 상황을 알려주었고, 이번 주에는 출근이 어렵다고 알렸다.

사실 내가 집에만 있었다면 굳이 검사 안받았을 것 같은데 이번 주 월, 화 출근을 했기 때문에 만약에라도 내가 코로나에 걸렸을 시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Healthline에 전화를 하기도 했다. 아니라고 믿지만 혹시나 양성 결과가 나왔을 때 회사에서도 손님들에게 알려야 하고 카페에 방역을 해야 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전 세계에서 고생하는 모든 의료진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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