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의 사진은 루나가 애착 담요 위에서 애착 인형 잭(Zack)을 베고 낮잠을 자고 있는 사진이다.
루나의 애착 담요에 대해 먼저 말을 하자면, 만지는 순간 모든 사람이 감탄을 자아내는 부들부들한 소재의 겨울 담요다. 100불 넘었는데 세일할 때 반값에 사서 남자 친구와 나도 애정 하는 네이비의 담요는 루나가 우리 집에 온 순간부터 그녀의 애착 담요가 되었다.
처음엔 나에게만 하던 Kneading, 우리나라에서는 꾹꾹이라고도 하는데 새끼 고양이들이 엄마의 젖을 먹을 때 하는 행동이다. 루나도 처음 한 달 정도는 내 어깨 위에서 했는데 그때마다 루나의 발톱에 내 살들이 고통을 당했더랬다. 꾹꾹이를 하는 새끼 고양이를 보고 있노라면 본능적으로 엄마의 젖을 찾는 아이가 불쌍하기도 하고 열심히 하는 모습에 단호하게 뿌리치지 못하고 고통을 참게 된다. 어느 순간부터 루나는 최애 담요 위에서만 꾹꾹이를 하기 시작했다. 엄마의 역할이 뺏긴 것 같아 조금 아쉬웠지만 발톱의 공격을 받지 않아도 된다는 게 다행이기도 했다. 우리는 한 여름에도 침대 위에 두는데, 루나가 아직까지도 낮잠은 담요 위에서 청할 만큼 애정 하기 때문이다.
루나의 인생에서 가장 힘들었을 캠퍼밴에서의 6주 동안에도 담요를 한쪽에 깔아 뒀었다. 루나가 담요 위에서만 낮잠을 자고 꾹꾹이를 하는 걸 보면서 애착 담요가 주는 안정감을 크게 한번 더 느꼈다.
고양이에게 애착담요는 특히 중요한 것 같다. 고양이는 공간 변화에 민감한데 이사했을 때 새로운 공간에 본인이 안정감을 갖는 담요가 있다면 더욱 쉽게 적응하기 때문이다.
아쉽게도 이사오면서 잃어버린 루나의 가장 친한 친구 잭(Zack).
우리 집에는 저렇게 비슷하게 생긴 인형이 2개가 더 있는데 루나는 잭만 가지고 놀았다. 하도 물고 돌아다녀서 하얗던 잭이 때가 타서 금방 얼룩덜룩해질 정도로 루나가 특별히 애정 했었다. 가끔 남자 친구가 아침 일찍 출근하고 나면 거실에 있던 잭을 물어다가 남자 친구 베개 위에 올려다 두기도 하고, 내가 샤워할 때 방에서 물고 와 화장실 문 앞에 두기도 하는 등 루나가 가는 곳에 잭이 항상 함께 했다.
아마 같은 인형을 다시 사줘도 그때 잭을 좋아했던 만큼 좋아할까? 하는 의문이 들어서 굳이 새로 사지는 않았지만 (또, 우리 집에 루나 인형만 10개가 더 있기도 하다) 우리에게도 잭을 잃어버린 건 아쉬운 일이다.
루나는 데려온 둘째 날부터 빨래 건조대에서 노는 걸 좋아했다.
처음엔 가장 아래 줄에도 못 올라가던 새끼 고양이가 다 커서 건조대에 널린 수건 위에서 낮잠을 청하는 모습을 볼 때의 즐거움이란.
한 가지 문제가 있다면 빨래를 널거나 걷을 때 루나가 공격한다는 것이다. 빨래 건조대에 있는 모든 옷들이 자기 것이라 생각하는 건지, 아니면 장난을 치는 건지 알 수 없지만 루나가 건조대에 올라와 있다면 5분이면 끝날 일이 10분은 걸리곤 한다.
캣타워와 소리 나는 공이 들어가는 장난감은 우리가 루나를 위해 처음 사온 고양이 물품들이었다. (고양이 사료와 화장실 모래를 제외하고)
고양이들은 사준 물건들을 좋아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해서 걱정했는데 다행히 루나는 둘 다 좋아했다.
특히 캣타워 맨 위에 인형이나 다른 물건들을 올려두면 갑자기 사나워져서 다 쳐내곤 하는데, 자신의 타워라는 걸 정확히 인지하고 있는 듯하다. 딱히 거기 위에 올라가 있지도 않으면서 뭘 올려두는 건 몸서리치게 싫어한다.
저 파란색 장난감에는 소리나는 공들이 칸마다 들어있어 루나가 공을 치면 그 안을 뱅그르르 돈다. 처음 저 장난감을 사 왔을 때 새벽에도 거실에서 루나가 공하고 노는 소리가 들려와 잠결에 웃은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마지막으로 작년 겨울에 산 고양이용 온열 침대다.
저렴한 웨어하우스에서 샀음에도 50불 정도의 가격에 고민했지만 우리가 살던 곳이 한 겨울에는 눈이 쌓일 정도로 추워서 우리가 일가고 혼자 있을 때 추울 루나를 위해 사 왔다.
고양이의 체온온도는 사람보다 높아서 우리가 덥다고 생각하면 고양이는 훨씬 더 덥고 우리에게 따뜻한 온도도 고양이에게는 추울 수 있다. 따라서 한 여름이나 한 겨울에는 고양이의 체온 유지에 특히 더 신경 써야 한다.
처음에는 별 관심 없더니 온열 매트를 켜서 열이 좀 올라왔을 때 안아서 앉히니 그때부터 쭉 앉아있더랬다. 고양이나 강아지를 위해 디자인된 매트라 사람은 열감을 잘 느낄 수 없다고 사용설명서에 쓰여있었다.
8시간 이상 온열매트를 켜놓지는 말라고 해서 우리가 출근할 때 켜고 퇴근할 때 끄는 방식으로 사용했다. 새 집으로 이사 온 뒤 소파 옆 구석에 두니 이용하지 않더니 내 책상 옆으로 이동시키니 줄기차게 이용하고 있다. 아무래도 집 전체를 볼 수 있는 위치에 엄마 바로 옆에 있으니 애용하는 것 같다. 낮에는 보통 온열매트 위에서 자고 밤에는 위의 파란 담요 위나 내 바로 옆에 꼭 붙어서 잔다.
간호사의 조언으로 루나를 처음 집에 데려 왔을 때 한 달은 거실에서만 지내게 했었다. 그때는 자는 위치가 3-4군데로 정해져 있었는데 우리와 한 침대 위에서 잔 이후로는 꼭 밤에는 내 옆에 붙어서 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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