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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2015년 유럽

2015년 유럽여행 준비

by Luna Kim 2019. 7. 18.

 

아무리 생각해봐도 유럽여행을 가고 싶었던 이유가 기억나지 않는 걸 보면 내가 가고 싶어서라기보다 그냥 주변에서 졸업 전에 하라니까, 취직하고 나면 가기 힘들다니까, 이런 평범한 이유이지 않았을까 싶다. 20대 초반의 나는 이렇게나 귀가 얇았다. 뭐 지금도 그렇긴 하지만.

위의 사진은 실제 내가 여행 가기 직전에 작성한 일정표다. 하루하루 지날 때마다 표시하는 게 목적이었던 거 같은데 어찌 된 이유에선지 29일 이후로 멈춰있다. 

이전 포스팅에서 언급했지만 사실 내가 가고 싶었던 곳은 그리스와 이탈리아였다.

3주 그리스, 3주 이탈리아 해서 6주 여행을 해야지 했는데, 당시 같이 일하던 언니가 유럽은 자주 가기도 힘들고 머니까 이왕 간 김에 다양한 곳을 다녀오고 마음에 간 곳을 다시 가는 건 어떠냐라는 조언에 여행 계획을 살짝 바꾸게 되었다.

여행을 계획했던 2015년도 초반에 뉴질랜드를 다녀왔길래 비슷하지 않겠냐?라는 근거 없는 판단으로 스위스는 제외하였고 시드니에 도착해 처음 묶었던 숙소에서 만나 2달을 같이 산 프랑스 룸메이트를 만나기 위해 파리를 넣으면서 근처 국가였던 독일과 스페인을 여정에 추가했다. 독일 베를린에 꼭 가고 싶었지만 이동거리가 너무 멀어 뮌헨과 프랑크푸르트 만 가기로 했고,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한국 돌아오는 비행기표를 끊으며 루트를 짰다. 

조언을 해준 언니의 말대로 시간과 돈이 많거나 유럽에 살지 않는 이상, 유럽 여행을 가기는 쉽지 않기에 일정 짜는데 시간을 많이 보냈으면 좋겠다. 개인적으로도 일정 짜는 게 가장 머리 아프고 시간을 많이 투자했다.

일단 여러 블로그, 여행 책자 등을 뒤적이며 가고 싶은 곳을 전부 다! 적어본다. 이동거리 이런 거 생각하지 말고 다 적어보고 난 뒤에 그중에서도 본인이 꼭 가고 싶은 우선순위를 정한다. 그러고 나면 현실적인 부분인 비용, 이동수단 등을 고려하여 루트 짜기가 훨씬 수월해질 것이다. 우선순위를 정하는 게 제일 중요한 데, 이왕 돈, 시간 써서 가는 곳인데 남들 간다고 해서 가지 말고 유명하다고 해서 갈 필요 없이 본인이 가고 싶고 본인이 보고 싶은 데를 다녀오지 않으면 나중에 정말 남 보여주기 식 유럽여행밖에 되지 않는다.

그렇게 가고 싶은 도시들을 선정하고 나면 그곳에서 뭐하고 싶은지 알아본다.

하지만 유럽여행에 직접 다녀오고 나서 느낀 점은 6주 여행은 생각보다 많은 체력을 소모한다. 특히 나는 7, 8월 유럽이 가장 더울 때 다녀왔기에 체력소모가 더 심했다. 지금도 기억나는 게 로마에서 햇볕이 쨍한 날 바티칸에 들어가기 위해 앞에서 1시간을 서있고 투어를 하고 난 뒤 다음날부터 여행에 대한 열정이 뚝 떨어졌다. 하루하루 힘든 스케줄로 돌아다니니 오히려 여행의 재미가 반감되었다. 거짓말 안 하고 그다음 날부터는 늦게 일어나서 계획 없이 돌아다니기도 하고 하루 종일 카페에 앉아 사람 구경도 했다. 먼 곳에 시간, 돈 투자해서 갔으니 뽕 뽑자라는 생각이었는데 오히려 그런 일정을 나 스스로를 지치게 하여 즐겨야 하는 매 순간을 힘들게 한 것이다.

아무것도 모른 채로 가서 유럽에 도착해서야 여행책자를 보며 어디 갈까? 시간을 낭비하라는 것은 절대 아니지만 알아보되 매일매일 빡빡한 일정을 짜지는 말고 로마에 가면 A, B, C가 유명하다. 이 정도면 충분하다는 것이다. 블로그나 여행 책자를 보면 모든 곳이 다 아름답고 가보고 싶어 진다. 그러나 날씨에 따라 본인 몸 컨디션에 따라 일정에 따르지 못할 경우도 있고, 여행을 하다 보면 생각지 못한 경우도 상당히 많다. 그러니 여행지에 가서 하고 싶은 일이나 할 수 있는 일들을 알아보자. 그리고 가서 하고 싶으면 하고 아니면 부담 갖지 말고 즐기다 오자. 

 

나는 여행 가기 전 정보를 모으는 시간 또한 여행의 일부라고 생각한다. 미리 그곳에 가기 전에 일정을 짜고 뭘 할 수 있는지 알아보면서 사전 준비하는 시간을 즐기는 편인데, 아무 생각 없이 갔을 때 보다 보고 느낄 수 있는 경우가 훨씬 더 많기도 하고 여행을 두 번 하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계획 없는 여행지를 찾아보지는 않는데, 실제로 갈 계획이 없으면 동기가 전혀 생기지 않기 때문이다.)

나는 로마 바티칸 투어, 이탈리아 남부 투어, 바르셀로나 가우디 투어 이렇게 세 개는 온라인으로 한국 투어사에서 미리 예약을 하고 갔는데, 잘했다고 생각한다. 요새는 모르겠지만 내가 다녀올 당시 이탈리아 남부는 위험하다는 글도 많이 있었고 남부 여러 도시를 혼자 다녀올 만큼 시간을 낼 수 없었기에 당일 투어로 남부를 보고 와서 좋았다. 바티칸 투어와 가우디 투어는 가이드의 설명으로 더 많은 것을 보고 느낄 수 있었기에 개인적으로는 상당히 추천한다. 혼자 공부하는 것보다 전문가의 설명이 귀에 쏙쏙 들어왔고 혼자 여행했더라면 모르고 지나쳤을 작은 디테일로 설명해주셔서 많은 것을 보고 올 수 있었다. 

또, 가기 전에 미리 준비했던 것이 있다면 도시별 이동수단으로 선택했던 유레일패스, 최후의 만찬 예약이 있다.

밀라노에 있는 최후의 예약을 보기 위해서는 사전 예약을 해야 한다. 작품을 보호하기 위해 한 세션당 정해진 인원만 볼 수 있기 때문인데, 내 기억으로는 3개월 전에 티켓을 오픈한다. 나는 아래 영수증에 나와있듯이 8월 6일에 방문하기 위해 5월 6일에 티켓팅을 했는데 아직도 이런 시스템인지는 확실히 모르겠으나 당시에는 예약이 빨리 찼기 때문에 정확히 티켓팅 오픈한 날 예매하지 않으면 방문하기가 힘들었다. 

 

유레일패스는 결제 방법이나 이용 방법이 사실 잘 기억나지 않는다. 벌써 4년이 지난 일이기에, 하지만 해외 배송이 되지 않아 호주로 여행 오는 부모님이 가져다주셨고, 가격은 425,000원이었다(2015년 4월 기준). 당시에는 만 24세가 아니어서 Youth로 이용 가능했고, 나는 일정상 모든 도시를 기차로 이동이 가능했기에 비교해본 결과 유레일 패스를 사용하는 게 더 저렴해서 구입하게 되었다. 

모든 사진은 본인이 직접 촬영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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