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2015년 유럽

2015년 유럽, 이탈리아 피렌체1

Kimmie.nz 2019. 7. 26.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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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8.02~2015.08.05

 

지금은 잘 모르겠지만, 2015년 당시 유레일패스는 이탈리아에서 사용할 수 없었기에 이탈리아 내 모든 이동수단은 따로 예약을 했어야 했다. 나는 출국 4개월 전부터 숙소와 이동수단을 예약하기 시작했기 때문에, 일단 별점이 높고 평이 좋은 호스텔을 예약하고 체크아웃 시간을 염두에 두고 기차표를 예매했다. 내 기억으로는 딱히 기차가 지연되거나 한 적은 없었고, 좌석도 넓어서 편하게 이동했던 것 같다. 

피렌체의 첫인상은 참 '고급진' 도시구나 싶었다. 로마에 비해 훨씬 관광객 수가 덜하기도 했고, 사람 수에 비해서도 도시 자체가 차분하고 여유로운 분위기였다. 기차역에서 내려 숙소를 찾아가는 내내 골목 사이를 지나면서 로마와는 확연히 다른 분위기에 놀라기도 했고, 빌딩들이 주는 고상한 분위기에 연신 감탄했다.

로마에서 많은 투어와 유적지 관람에 지쳤던 터라 사실 피렌체는 의욕이 별로 없었는데, 호스텔에 도착하자 직원분이 오늘은 모든 박물관과 미술관이 무료라며 피렌체 마을 지도와 함께 어디가 유명한지 등 간단한 안내를 해주셨다. 12시도 되기 전에 호스텔에 도착했던 터라 체크인 시간까지 뭘 할지 아무 생각이 없었기에 짐을 맡기고 일단 호스텔 공용 공간에 앉아 그제야 후다닥 검색을 하기 시작했다. 가까운 아카데미아 미술관을 먼저 들린 후 우피치 미술관을 향하기로 하고 일단 점심을 먼저 먹으러 호스텔 밖으로 나섰다. (참고로 이탈리아에서는 한 달에 한 번 모든 미술관, 박물관에 무료로 입장할 수 있는 날이 있었는데 현재는 정해진 기간만 한다는 얘기도 있고, 지역마다 다르다는 얘기도 있으니 이탈리아 방문 예정이신 분들은 일정을 짜기 전에 미리 검색해본다면 비용을 아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만큼 많은 인파가 몰려서 줄이 길 수도 있으니 그 점은 염두 해두길 바란다.)

 

Wow Florence Hostel (Via Venezia 18/B, San Marco - Santissima Annunziata, Firenze, 50121, Italy) 

2015년, 3박 혼성 8인실 기준, EUR 51.30

내가 머물렀던 호스텔 중 가장 호스텔스러운 곳이 아니었나 싶다. 전형적인 호스텔이라고 해야 하나? 내가 방문했을 당시에는 건물도 신식이었고 공용공간이나 주방도 매우 커서 여러 명이 있어도 사용하기 불편함이 없었다. 직원분들도 친절해서 물어보면 성심성의껏 대답해주셨고, 침대도 내 기준으로는 커서 편하게 잠들 수 있었다. 무엇보다 위치가 중심가와 근접하고 기차역과도 그다지 멀지 않아 도보로 이동 가능하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었다. 근처에 매우 맛있는 빵가게가 있었는데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 게 안타까울 따름이다.

 

Piazza del Duomo 피렌체 두오모

나는 두오모를 밖에서 구경만 하고 직접 들어가지 않았기에 가격은 잘 모르겠는데, 개인적으로는 밀라노 두오모보다 피렌체 두오모에 웅장함이 더 마음에 들었다. 물론 두 곳다 규모가 매우 크고 웅장하지만 전체적인 아우라가 굉장히 다르다. 냉정과 열정사이 영화처럼 두오모 꼭대기에 올라서 석양을 한 번 봤어야 했는데, 당시에는 건물을 본 것만으로도 만족스러웠으니 후회는 없다. 두오모를 한 바퀴 쭉 돌아서 이곳저곳을 살펴본 뒤 커피를 한잔 사서 떨어진 곳에서 한참을 바라봤는데 어떻게 그 당시 사람들이 이렇게 큰 건물을 만들 수 있었을까? 어떻게 이렇게 오랜 시간 잘 보존할 수 있었을까? 하는 여러 생각도 들고 건물 자체의 아름다움에 한껏 매료되었었다.

 

앞선 포스팅에도 언급했듯이, 나에게 두 번째로 큰 감동을 준 미술 작품은 미켈란젤로의 다비드 상이다. 이게 평면적인 사진에서는 볼 수 없는 압도감이 현장에서는 느낄 수 있는데, 사람의 눈높이에서 조각을 바라봤을 때 감탄이 절로 나오는 절대적인 비율을 물론이고 이보다 조각이 완벽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아카데미아 미술관에서는 다비드상이 인상 깊어서 사실 다른 작품은 아예 기억도 나지 않아 딱히 덧붙일 말이 없다. 모든 예술 작품이 그렇지만 특히 조각처럼 입체적인 작품들은 사진으로 볼 때와 실제 눈으로 볼 때의 괴리가 상당히 크다는 걸 깨달았다.

 

Michelangelo's David 미켈란젤로의 다비드상
at Galleria dell'Accademia / 아카데미아 미술관에서
Uffizi Gallery 우피치 미술관

위의 줄은 실제의 십 분의 일도 안 되는 사진인데 7~8월 휴가철에 무료입장 미술관 앞에서 볼 수 있는 입장 대기시간을 그나마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해서 가져와봤다. 나는 여행 당시 이탈리아 유심칩을 구매했었기에 기다리면서 꼭 봐야 할 작품들, 작품들에 관한 뒷 이야기 등을 검색했는데 실제 미술관의 크기도 매우 크기 때문에 작품 하나하나에 빠져들려고 하면 며칠밤을 새워도 끝이 없을 것 같았다. 특히 보고 싶었던 보티첼리 작품이나 라파엘로의 초상화 등에서는 오래 서서 작품을 한참을 바라봤는데,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 깊었던 작품은 보티첼리의 봄이다. (사진을 찾지 못해서 정작 아래 첨부하지는 못했다.) 먼저 작품의 크기가 생각보다 컸고, 교과서나 핸드폰으로 봤을 때보다 정교한 색상의 조화 세밀하게 표현된 얼굴 표정, 나뭇잎 하나하나 등 하나씩 뜯어보면서 작품을 감상했다. 무엇보다 전체적인 색상과 그림체가 주는 따스한 느낌이 마음에 와 닿아서 참 좋았다. 

 

The Birth of Venus - Sandro Botticelli / 보티첼리의 비너스의 탄생
Raffaello Sanzio 라파엘로 산치오

 

모든 사진은 본인이 직접 촬영한 것입니다.
Copyright © KimH. All rights reserv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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