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영어공부를 다시 시작했다.
사실 학생 때처럼 시험을 보는 것도 아니고, 여기 살면서 공인 영어 실력이 필요한 건 아니어서 강력한 동기가 있지 않는 한 지속적인 영어 공부를 하기가 힘들다.
그래서 이번에는 내가 공부한 부분이나 살면서 배운 표현, 특히 뉴질랜드로의 이민이나 유학을 준비하시는 분들께 도움이 될만한 정보들을 모아서 올리려고 한다.
뉴질랜드 영어는 호주 영어와 굉장히 비슷하면서도 다르다.
특히 모음을 발음하는 억양이 매우 다르고 같은 슬랭을 사용하기도 하지만 같은 걸 전혀 다르게 부르기도 한다.
두 나라 모두 영국의 식민지였기 때문에 영국 영어가 기본이지만 미디어를 통해 미국식 영어를 받아들이기도 했기 때문에 어떤 건 영국식 표현을, 어떤 건 미국식 표현을 쓴다.
한국어처럼 영어에는 '표준어'라는 게 없기 때문에 영어를 공부하는 사람들에게 헷갈리는 경우가 정말 많다.
뉴질랜드 영어라는 게 정해진 규칙이 있거나 교과서가 있는 게 아니었고, 인터넷에서 찾을 수 있는 대부분의 영어 자료들은 영국 영어 혹은 미국 영어가 많아서 어려움을 겪었다.
처음에 왔을 때는 뉴질랜드 억양을 못 알아듣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Dictation(받아쓰기)에 시간 투자를 많이 했었다.
아래 링크는 내가 초기에 직접 이용하고 도움을 많이 받았던 홈페이지로, 뉴질랜드 웰링턴에 위치한 빅토리아 대학교에서 비영어권 국가에서 온 유학생들을 위한 여러 영어 공부에 도움이 되는 자료를 제공한다.
다양한 레벨에 맞춰 음성 파일이 제공하니 관심 있으신 분들은 직접 방문해보기를 추천한다.
나는 운이 좋게 주로 키위들과 일을 했기 때문에 그들의 억양에 노출되어 있었고 덕분에 나름 빠르게 키위 억양에 익숙해졌다. (물론 아직도 가끔 어려움을 겪는다!)
https://www.wgtn.ac.nz/llc/llc_resources/dictationsonline/
Dictations Onl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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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w.wgtn.ac.nz
뉴질랜드는 미국이나 영국처럼 지역별 억양이 심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지역별로 더 많이 사용하는 슬랭이나 표현들이 있기는 하다.
또 뉴질랜드에는 키위 뿐 아니라 나처럼 비영어권 국가 또 다른 영어권 국가에서 온 이민자들도 많다. 연세가 있으신 많은 분들은 영국에서 이민 온 경우가 많아서 뉴질랜드 억양만큼 영국 억양을 자주 들을 수 있다.
억양이나 슬랭의 경우 사람마다 다르게 사용하기 때문에 절대 일반화시키는 건 아니다.
그래도 3년 6개월 째 뉴질랜드에 살면서 직접 경험한 키위 영어에 대한 에피소드들과 자주 들리는 특징들을 위주로 정리해보았다.
1) 아마 뉴질랜드 영어에 대해 검색을 하면 가장 먼저 뜨는 게 'E'발음이 아닐까 한다.
예를 들자면,
Pen -> [pin]
Seven -> [siv · vn]
Better -> [bih · tuh]
이런 식으로 우리에게 익숙한 '-ㅔ' 발음보다는 '-ㅣ'발음처럼 들리기 쉽다.
2) 키위들과 대화를 할때 가장 많이 듣게되는 말은 '~ ,aye(ay)?' 일 것이다.
예를 들면,
"It's good, aye?"
"You're tired, aye?"
ay/aye는 isnt' it? aren't you? 등 부정의문문으로 사용된다.
개인적으로 억양을 제외하고 키위를 가장 빠르게 구별할 수 있는 큰 특징이다.
2) 뉴질랜드의 영어의 가장 큰 특징은 Mumble(중얼중얼 말하다)이다.
특히 키위 억양이 강한 사람일수록 발음을 정확하게 하지 않고 입안에서 웅얼거리는 느낌이 강하다.
키위 억양 자체도 알아듣기 힘든데 말도 또박또박 안 해주니 더 알아듣기 힘들 수밖에..
3) 어떤 언어를 사용하든 정중하게 공손하게 표현하는 건 중요한데, 뉴질랜드 영어 역시 위에 말했던 영국 영어에 뿌리를 두고 있기 때문에 'Please'와 'thank you'는 매우 매우 매우 매우 X 100 중요하다.
카페에서 일하다 보면 이제 말을 시작하는 아기들에게 'Thank you'를 가르치는 부모님들을 자주 볼 수 있다.
특히 Please는 우리나라로 따지면 문장을 존댓말로 만들어주는 표현으로 부탁을 하거나 물어볼 때 꼭 붙이도록 하자.
문화 차이가 있겠지만 미국 사람들은 뉴질랜드/호주/영국 사람들과 비교했을 때 'please'를 자주 사용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래서 미국 관광객이 오면 키위들이 더욱 무례하게 받아들이는 듯하다.
4) 뉴질랜드에서만 사용하는 슬랭도 다양하다.
대표적인 예시를 들어보자면, sweet as, cool as와 같이 ~ as로 끝나는 말이다.
다른 영어권 국가에서는 sweet as strawberry와 같이 (딸기처럼 달콤하다) as 다음에 형용사를 수식하는 예시가 나와야 하는데 키위 영어에서는 sweet as가 문장의 끝이다.
as에 별 의미가 없고 sweet과 sweet as 가 같은 의미로 사용한다.
참고로 sweet as / sweet 좋아! 멋있네! 이런 의미로도 사용된다.
오히려 타 영어권 국가 사람들이 헷갈릴만한 슬랭이라고 보면 된다.
Chur은 cheers의 축약형으로 thanks, thank you 고맙다는 의미이다.
chur, cheers, thanks, ta 모두 일상생활에서 자주 사용되는 말이다.
Bro는 개인적으로 처음에 남자인 키위 친구들이 나를 bro라고 불러서 헷갈렸던 부분인데, 뉴질랜드에서는 성별에 상관없이 친구를 부를 때 사용한다.
유의어로는 mate, dude, cuzzie, homie, buddy, pal, lad 등이 있다.
각 국가마다 더 많이 사용되는 말이 있을 텐데 뉴질랜드에서는 bro와 mate가 압도적으로 많이 사용되는 듯하다.
5) 호주 억양과 뉴질랜드 억양의 가장 큰 차이는 'I' 발음이다.
Fish -> 호주 [Feesh] 뉴질랜드 [Fush]
Six -> 호주 [Seex] 뉴질랜드는 [Sux]
이렇게 호주는 I 발음이 'ee' 입을 양쪽으로 벌려서 길게 '-이'발음이 난다면, 뉴질랜드는 목 뒤에서 동굴 소리가 나는 느낌으로 '은어' 소리가 난다고 표현할 수 있겠다.
오지와 키위가 서로의 발음을 놀릴 때 가장 먼저 나오는 예시가 fish & chips와 six가 있는데, 특히 숫자 six의 경우 호주 사람들에게 키위의 발음이 'sex'로 들린다고 한다.
참고로 뉴질랜드 사람에게 호주 사람이냐고 물어보는 건 굉장한 실례이다.
캐나다 사람한테 미국 사람이냐고 물어보는 것과 같은.. 우리나라 사람에게 일본 사람이냐고 물어보는 것과 같은..
어디서 왔는지 모르겠을 땐 지레짐작하지 말고 그냥 물어보도록 하자.
아래는 뉴질랜드 유투버로 유명한 'How to dad'에서 뉴질랜드 슬랭에 관한 비디오를 가져왔다.
실제로도 굉장히 강한 뉴질랜드 억양을 가지고 계시고, 이 비디오에서 소개하는 슬랭들 역시 실생활에서 많이 듣는 것들이기에 키위 영어에 대한 맛보기로 적합할 것 같아서 가져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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