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사람들은 본인들을 키위(Kiwi)라고 부릅니다. 그래서 과일 키위는 Kiwi fruit라고 칭하죠. 남자 친구와 처음 마트에서 과일 키위를 보고 '맛있겠다! 키위 살까?' 했다가 빵 터진 남자 친구를 보고 의아했던 기억이 납니다. 이유는 뉴질랜드와 호주에서는 과일 키위를 과일 키위라고 하지, 키위라고 하지 않기 때문이죠. 왜냐면 본인이 '키위'니까요! 이해가 되시나요?
저는 뉴질랜드에 거주한 지는 2년 9개월 정도 되었고, 키위인 남자 친구와 2년째 연애 중입니다. 앞으로도 비자 문제만 잘 해결되면 평생 뉴질랜드에 살고 싶다고 생각할 만큼 뉴질랜드를 사랑하고, 뉴질랜드 문화에 빠져들어가고 있는 중이죠.
뉴질랜드에 와서는 계획했던 것보다 우연히 얻은 행운이 굉장히 많은데요. 지금 살고 있는 동네도 한 달만 지내려고 왔다가 우연히 일자리를 찾았고, 그곳에서 운 좋게 스폰서십을 받아 1년 더 지낼 수 있게 되었습니다. 또, 우연히 만난 남자와 사랑에 빠져 생전 처음, 가장 진지하고 소중한 연애를 하고 있는 중이죠. 그래서 이번 기회에 뉴질랜드를 여행할 때 팁을 얘기해보고자 합니다.
처음 뉴질랜드에 왔을 때 가장 적응이 안됐던 부분은 악센트인데요. 오클랜드나 웰링턴처럼 키위 말고도 다국적의 사람들이 많은 곳이라면 덜 하겠지만, 제가 살고 있는 작은 마을은 키위가 굉장히 많습니다. 그리고 시골인만큼 키위 악센트가 센 편이죠. 지금은 예전보단 덜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억양이 센 키위와 얘기할 때는 고전 중이랍니다. 특히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은 건 'E' 발음인데요. 예를 들면, PEN 펜을 핀이라고 한다던가, Head 헤드를 히드처럼 발음한답니다. 또 뉴질랜드 영어는 영국식 영어를 기반으로 미국식 영어가 섞여 있기 때문에 어떤 건 미국식 어떤 건 영국식처럼 발음해서 헷갈릴 때도 많아요. 한국에서 정규 교육과정 9년 동안 미국 영어를 배워온 저에게는 영국식 영어를 알아가는 재미도 있죠.
뉴질랜드는 영국 문화를 토대로 형성되었기 때문에 음식, 주거 방식, 생활 방식 등 영국과 비슷하다고 보면 됩니다. 그 와중에 뉴질랜드에 특별함을 더하는 건 마오리 문화죠. 뉴질랜드 토종 민족인 마오리 사람들과 뉴질랜드를 침범한 유러피안들의 역사는 다음 시간에 따로 얘기하도록 하겠습니다. 뉴질랜드는 정규과정에서 마오리어를 배우기도 하고, 실제 국가 언어에 마오리어를 표시해 놓기도 합니다. 그래서 정부기관도 영어 이름과 마오리 글자를 함께 표기하고, 많은 지역명들 또한 마오리어에서 왔기 때문에 영어식 발음과는 다르게 발음되는 부분도 많습니다.
뉴질랜드의 연휴는 마오리와 유러피안들의 협약이 체결된 2월 6일 Waitangi Day (와이탕이 데이), 4월 Easter 부활절 (매년 춘분이 매년 춘분이 지난 첫 만월 직후의 일요일, 일반적으로 4월 2~셋째 주쯤인데 구글로 검색하는 게 가장 빠릅니다.), 4월 25일 ANZAC DAY (안작데이, 제1차 세계대전 당시 오스만튀르크 갈리폴리전에서 사망한 호주와 뉴질랜드 연합군들을 기리는 날, 우리나라의 현충일 개념), 보통 6월 2일 Queen's birthday (뉴질랜드 역시 아직 영국 여왕을 섬기는 군주제이기 때문에 여왕의 생일은 공휴일입니다.), 10월 28일 Labour day 노동절 그리고 12월 25일 크리스마스와 26일 Boxing day 박싱데이가 있죠. 또 총 4번의 학교 방학이 있는데 일반적으로 박싱데이를 시작으로 하는 6주 동안의 큰 여름 방학과 약 2~3 달마다 총 3번의 2주씩 짧은 방학이 있습니다.
그중 키위들에게 큰 연휴는 4월 부활절과 12월 크리스마스를 시작으로 하는 방학을 보면 되겠습니다. 1년 중 키위 어린이들이 가장 기다리는 날이기도 하죠. 4월엔 토끼 모양의 초콜릿을 먹고, 12월엔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고! 연내 중 할인 혜택이 가장 큰 두 기간이고, 뉴질랜드로 여행 오는 사람도 많고 뉴질랜드 사람들도 여행을 많이 가기 때문에 12월부터 4월까지 관광업이 굉장히 활성화되는 시기입니다.
If you don't ask, you don't get it.
키위 친구가 해준 말입니다. 뉴질랜드 살기 위해 반드시 숙지해야 하는 마음가짐이라고 합니다.
물어보거나 요구하지 않으면 얻을 수 없다는 거죠.
우리나라와 달리, '내가 말 안 해도 상대방이 알아주겠지'는 통하지 않아요.
특히 일과 관련된 부분에서는 보스에게도 당당히 요구사항을 말하고, 원하는 것을 확실히 하는 게 좋습니다.
뉴질랜드에서는 이게 미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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